한 잔 술에 삼겹살 / 백성훈
이 보시게
반갑네. 오랜만일세.
지내기는 어떤가. 지낼 만한지
지글지글 보글보글
삼겹살에 한 잔술
오늘 어떤가?
시청옆 고기청으로 한걸음에 오시게나.
얼굴 좀 보세
이런저런 삶들이 모여 앉아서
한 잔 술에 웃고 우는
불빛도 흔들리는 뒷골목 작은 선술집
세상 안주 요리조리 볶고 데치며
덤으로 올라오는 별미 안주에
한 잔에 또 한 잔이 더해질 때면
흥겨운 노랫가락 절로 나오고
장단 맞춘 가락에 밤을 잊으니
주머니가 가벼워도 흥겹지 않나?
받게나.
들게나.
좀 어떤가?
사는 거야 뭐 별거 따로 있겠나?
먹고 자고 사랑하고 미워도 하며
웃다 울다 그렇게 다 사는 거지
이래도 돌아가고
저래도 도는
세상사 일장춘몽 꿈이 아닌지
이 보시게
반갑네. 오랜만일세.
한 잔 술에 삼겹살
오늘 어떤가